며칠 전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접속하면 청도반시, 귤 등 농산물 판매하는 게 눈에 들어옵니다.
집 앞 마트를 가도 되고, 가까운 농산물도매시장을 들러도 금방 살 수 있는 상품들인데.... 자꾸만 보기만 합니다.
오전, 바쁜 시간이 지나고 나서 여유가 생겨서 네이버에서 한번 검색을 해봅니다.
주문할까? 말까?..
작년에 씨 없는 청도반시를 먹었는데, 맛있게 잘 먹었던 기억이 나서 살까 말까 고민이 됩니다.
그렇게 5분 정도 보기만 하다가 창을 닫습니다. 겨우 반시 하나 갖고 고민을 하다니.....
예전에는 제철음식들도 찾아보고, 일부러 찾아먹기도 하고 했었죠.
그런데 아이들이 있으니, 대부분의 음식은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찾아보게 됩니다.
생각난 김에 네이버에서 10월 제철음식을 살펴봅니다.
굴, 사과, 게, 홍합, 고등어, 전복, 고구마, 무, 꽁치, 늙은 호박, 대하, 삼치, 배, 귤, 갈치, 석류, 광어, 해삼 등... 제철음식 중에 굴을 좋아하는 편인데, 와이프가 굴을 잘 안 먹어서.. 집에서는 먹기가 어렵습니다.
목록 중에 반시는 없네요. 그래도 반시가 당기네요.
청도반시 검색해 본 화면입니다.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2.5kg 씨 없는 청도반시가 13000원 정도면 구매할 수 있습니다. 무료배송!
작년에는 5kg짜리 주문했다가 한 번에 다 먹기 어려워 냉동해서 먹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살펴보다가 갑자기 바빠져서 화면을 닫고, 다시 일에 집중합니다.
오후시간.. 조용한 시간에 검색할 게 있어서 다시 인터넷 창을 열었습니다.
검색할 품목은 바로 초등학생 책가방...
첫째 아이의 학교 책가방이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산 가방인데, 엊그제 보니, 제일 바깥쪽 지퍼가 늘어져서 제대로 잠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제일 앞쪽 작은 칸은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라서 제일 바깥에 지퍼는 사용하지 말라고 해주었지만, 그래도 아이 책가방이기에 신경이 쓰입니다.
마침 다음 달 생일이라 선물로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쇼핑검색해 보니, 초등학생용 블랙컬러 나이키 책가방이 3~4만 원 합니다.
몇 개 더 살펴보다가 제일 무난하고, 평점 좋은 상품으로 주문합니다.
다른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찾아보니 약 5만 원 정도. 찾은 김에 결재를 합니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아이들 물건을 구매하고 나서, 다시 청도반시를 찾아봅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을 하게 됩니다.
4만 원짜리 책가방, 5만 원짜리 물건은 이렇게 쉽게 사는데....
겨우 1만 원 하는 청도반시 갖고 왜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거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책가방 등은 아이들이 필요한 물건, 아이들에게 주기 위한 물건입니다.
청도반시는 내가 먹고 싶어서 사려고 한 상품이고....
금액의 크고, 작고를 떠나, 어느새 나도 모르게 아이들 것부터 챙기고 있던 것입니다.
이런 행동은... 아마도 아이들이 더 클 때까지는 쉽게 바뀌지 않겠죠?...
엄마, 아빠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본인 것보다 아이들것을 먼저 챙기나 봅니다.
아이들이 얼른 크기를 바라야겠습니다. 함께 먹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도록.
집에 오고 난 뒤에야, 청도반시를 주문합니다. 아이들이 안 먹으면 내가 다 먹지 뭐!